대간 13차-2(버리미기재~이화령)
<2일 차: 7월 5일>
새벽 4시 기상! 지원조인 토마시와 핫쵸코가 부지런히 짐들을 챙겨서 먼저 떠났다. 이들은 오늘의 날머리인 이화령에 대간팀의 차를 주차시켜 놓고는 곧바로 서울로 올라갈 것이다. 마치 우렁각시가 다녀간 것처럼 비박터 정자가 말끔히 치워졌다.
우리는 이제 2km 계곡을 치고 올라 어제 못다한 길을 이어가야 한다. 5시 15분 은티마을 임도 끝 비박터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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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50분 성터 도착!! 불과 2km를 올라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바람 군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곧 비가 쏟아질듯 한 날씨가 마음에 걸린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건 능선을 넘는 바람이 시원해서 어제같이 쉽게 지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화령까지는 무사히 걸어야 할텐데...
7시 10분 성터 출발, 산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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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이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듯한 기세다. 아무래도 장시간 우중산행을 피하긴 어려울 듯 하다. 그래도 시간의 여유가 많아서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걸어간다. 바람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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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봄이 대장님만 생기가 도는 듯 걷는 내내 싱글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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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4분 배너미평전 도착!!! 버리미기재~이화령 구간의 대략 중간 즘 되는 곳이다. 이제 7시간 정도만 더 걸으면 이화령이다. 평전은 꽤 넓은 장소로 곳곳에 야영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옆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어 1박2일로 산행을 할 때 머물러 가기 좋은 곳이다.
일단 이곳에서 아침식사로 핫쵸코가 건네 준 얼린 홍시를 떠먹으며 기운을 차렸다. 식수를 보충하러 내가 계곡으로 물을 뜨러 간 사이에 컨디션이 안좋은 바람이 먼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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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길은 바로 963봉을 넘어 이만봉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는 오름길을 피해서 시루봉 갈림길쪽의 사면으로 빙 돌아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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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3봉으로 바로 넘어오면 만나는 지점!! 평전에서 30분 이상을 걸어왔는데, 바람이 안보인다.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컨디션이 돌아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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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바람만 계속 불어와서 그다지 더운줄 모르고 걷는다. 이만봉 가는 길은 왼쪽으로 절벽을 끼고 걷는 능선길이다. 중간중간 전망이 터지는 곳이 있지만 잔뜩 낀 운무 때문에 조망은 그야말로 꽝이다. 이럴 때는 심안으로 보아야 하는 법, 봄이가 희양산을 바라보며 감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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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17분 이만봉 도착!!! 비로소 기다리고 있던 바람을 만났다. 또 핫쵸코가 싸준 미숫가루를 나누어 마시고 길을 재촉한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쉽게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 아이폰을 배낭에 집어넣고 진행, 이후로는 사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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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8분 곰틀봉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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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58분 사다리재 도착!!! 비가 더 내리기 전에 미리 식사를 하기로 하고 전날 핫쵸코가 싸준 도시락을 풀었다. 이제 5시간 정도만 더 걸으면 고생이 끝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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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핀 솔나리... 솔나리는 특히 덕유산(남덕유)에서 많이 보이는데, 소백산에서 이어지는 이쪽 능선길에도 제법 만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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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21분 백화산 도착!! 버리미기재~이화령 구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비록 희양산의 명성에 가려져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늘만 해도 제법 많은 팀들이 산행하는 것을 보니 꽤 품이 넓은 산인가 보다. 하기야 어디 하나라도 허투로 볼 수 있는 산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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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산 이후 이화령까지의 6.5km는 황학산, 조봉 등 약간의 봉우리들이 있지만 대체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하산길이어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비교적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더구나 사초의 바다라 할만큼 방대한 지역의 사초지대를 지나는 길은 가히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느끼게 해 준다.
한가지 힘들었던 것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봄이가(게다가 하산 전문이지 않는가) 냅다 달리는 바람에 쫒아가느라 가랑이가 찢어져서 죽는 줄 알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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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 15분 황학산 도착!, 14시 10분 조봉 도착!, 그리고 15시 이화령 도착, 산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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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량을 회수해서 문경온천으로..... 식사 후 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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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길에 이화령 옛길로 올라서 관광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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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구간(이화령~하늘재)의 출발점에 선 대간팀의 애마 마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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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의 원래계획은, 지원팀의 무한지원 약속을 받아서 첫날에 버리미개~이화령, 그리고 둘째날에 하늘재까지로 걷기로 했으나 세상 일이란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비록 한 구간을 잘라먹었으나 첫날의 무더위와 둘쨋날의 빗속에 힘든 구간을 무탈하게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의 팔할은 토마시와 핫쵸코의 무한지원 덕분이다.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앞으로도 가끔 이런 지원을 해 주시면 계속 무한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어느덧 대간 남쪽 구간의 1/2가량을 함께 한 바람과 봄이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도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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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14구간(이화령~하늘재)은 가능하면 7월 26일(25일밤 출발)에 걸을 예정이다. *
**부록으로 광석이 노래 한 곡! 저승에서 광석이가 얘네들 노래를 들으면 참 이뻐할 것이다. **